Gallery

[임의진의 시골편지]춘곤증

행복한 0 4 04.20 21:42
대구사람들은 게으름뱅이를 ‘겔배이’라 한다지. 그곳 변두리가 고향인 후배를 엄마가 ‘겔배이 지지바’라 부른대. 잠꾸러기는 ‘자부래비’, 연결하면 ‘겔배이 자부래비 지지바’. 엄마랑 둘이 사는 그녀가 노상 얻어 듣는 소리란다. ‘오라바이~’ 엥기며 애교를 뿌리면 쬐끔 귀엽다. 수치는 잠깐이요 이익은 영원해. 땅에 떨어진 동전을 줍는 심정으로, 최근 쪽팔리는 일을 계획했다가 그냥 그만뒀다. 그래 밥은 내가 사고 커피는 그 친구가 사는 것으로 쫑파티. 이후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춘곤증을 견뎌보려 커피에 샷을 추가.
봄날 점심을 먹고 나면 춘곤증이 덮친다. 하품이 연방 쏟아져. 고향 마을에선 ‘부슴방’이라 아랫목을 그리 불렀다. 한낮이라도 까닥까닥 졸면 엄마가 아야~ 부슴방에서 눈 붙이고 오니라 그러셨다. 벚꽃 만개 후에 봄눈이 펄펄 날리고, 아니 날리면, 나이를 잊고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입을 죽 하니 내밀면서 잠시 꽃눈 맛을 본다. 행동거지마다 당최 철이 덜 들었다.
요새 올라다니는 대학가 산자락엔 진짜 다람쥐가 산다. ‘안녕하십니까불이, 감사합니다람쥐’ 하면서 <개그콘서트>의 ‘꺾기도’ 수련장인가. 아이들 취향으로 평생 까불며 실수나 잘못도 인간미다 하면서 사는 거다. 게을러도 좀 괜찮아. 대충에 대강 살아도 욕먹지 않는 다람쥐는 생애 전체가 감사합니다람쥐. 현대인들은 시쳇말로 너무 빡세다. 죽기 살기로 조이고 밀어붙인다. 그러다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죽어버리면 뭔 소용인가.
가출 청소년 방랑자처럼 가방 하나 들쳐메고 고속열차에 올랐다. 다음 누구와 약속이 없으니 기차도 내 마음도 여유롭더라. 잠을 자보려 눈을 붙였는데 춘곤증은 참 묘해. 자려고 벼르면 잠이 도망가. 열차 밖은 연초록 잎새들로 숲이 꽉 찼구나. 순간 평화가 감사하여라. 세상은 전쟁과 불안으로 암울한 터널이다만.
짝사랑
부럽지가 않어~
파김치

Comments

상담신청하기

메일문의하기

예약문의


+82-2-3397-2000

문의하기

MORE +

대표전화 +82-2-3397-2000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예약!